[이슈페이퍼 2019-16] 지방분권에 대한 공무원노조 간부 인식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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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19-16] 지방분권에 대한 공무원노조 간부 인식 조사

작성자: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하에 주민과 함께하는 정부, 다양성이 꽃피는 지역, 새로움이 넘치는 사회건설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개헌은 지난해 좌절되었다. 자칫하다가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지방분권이 역대 정부처럼 ‘명분’과 ‘구호’에 그치고 말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개헌이 좌절된 이후 문재인 정부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경찰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담긴 33개 과제를 제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31년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정부입법 형태로 발의한 부분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2017년 여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은 지연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연구는 공무원노조 간부들의 지방분권 정책에 대한 인식 및 노조의 역할에 대한 의견 조사이다. 여러 공무원 노동조합 중 본 연구 대상 노동조합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크게 국가직, 지방직(광역, 기초) 교육청, 국회직 등 5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그 신분에 따라 지방분권에 대해 다른 인식과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분권 정책에 대한 공노총의 통일된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핵심 간부들의 의견 및 견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분권에 관한 공노총 간부 인식 조사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인식에서 응답자들은 지방분권 수준이 ‘매우 낮다’ 또는 ‘낮다’고 평가하는 의견이 절반 이상(63.24%)으로 지배적이었다. 지방분권 수준이 미흡한 이유로는 ‘재정이양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가장 비중 높게 꼽았고, ‘현재의 사무이양만으로는 지자체 부담만을 가중시킴’, ‘중앙부처가 권한을 이양하지 않음’을 다음 순으로 지적했다. 현행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으로는 ‘재정의 분권화’, ‘행정의 분권화’, ‘자치입법권’순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하였다. 
 
둘째, 중앙-지방정부 간 (협력) 관계에 대한 인식에서 정부간 협력관계 형성의 중요 요인에서는 ‘재원배분의 적정화’(89.85%)가 가장 높았고, ‘사무배분의 적정화’(79.02%)가 그다음이었다. 정부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능배분’과 ‘재정관계’였다. 이 결과는 앞서 협력관계에서 제기되었던 ‘사무배분’과 ‘재원배분’이 중요하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셋째, 현재 중앙정부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권한 이양의 정도에 대한 의견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9.84%에 불과했고,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44.62%, 보통이 45.54%였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의 절반 이상(58.73%) 응답자가 권한 이양이 불충분하다고 응답하였다. 권한 이양이 불충분한 이유의 제도적 측면 원인은 ‘재정 및 인력은 이양하지 않아서’가 가장 높았고, ‘실제로 중요한 권한은 이양되지 않아서’가 다음이었다. 그리고 주체적 측면에서는 ‘중앙부처의 기득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높았고, ‘중앙부처의 지방자치제 분권의지 부족’이 그다음으로 지목되었다. 지방분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책임이 막중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중앙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행정적 준비 부족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넷째, 중앙-지방정부 간 재정적 관계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적 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의견은 2.81%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응답자 가운데 64.69%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적 관계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서는 ‘자체 세원 부족’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중앙공무원과 광역・기초자치단체 공무원 간에는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서 차이가 났다. 중앙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예산 집행’,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사업 운영 및 실패’, ‘지방자치단체 예산운영 상의 낭비적 요소’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즉, 중앙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제도적 요인’이 아니라 ‘지방자치제의 주체적 역량 부족’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방재원 확충을 위한 효과적 방안에서도 반영되었다. 중앙공무원은 ‘자체 낭비요소 줄이기 및 재정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가장 높게 효과적이라고 한 반면, 광역・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은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지방교부세 비율 확대를 효과적이라고 했다.
 
중앙과 지방정부 간 재정적 관계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중앙-지방의 불공평한 세원 배분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심각하다고 지적되었고, 그다음은 낮은 지방교부세율이었다. 그러나, 중앙공무원의 경우 무분별한 자치단체 수익사업 및 국내외 기업유치, 지방재정조정제도의 불합리한 운영을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하여 광역・기초자치단체 공원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중앙-지방 공무원 간 가장 큰 인식의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재정적 관계이다. 재정적 관계에 대해서는 중앙-지방 간에 문제의 원인이 다르고 이러다 보니 그 해법에서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6대4’의 비중을 선택하여 국세와 지방세 비중(현 8대2)을 조정하여 지방재정 확충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다만, 국세와 지방세 비중에서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은 ‘5대5’를, 중앙·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은 ‘6대4’를 지지하여 차이가 났다. 
 
다섯째, 지방분권 시대를 맞는 노동조합의 과제로는 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기능 강화, 부패척결과 공직사회 개혁, 지방의회의 합리적 운영을 위한 감시 활동, 행정의 민주화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공공서비스 기능 강화와 주민자치를 위한 지역시민단체와의 연계 강화에 대한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분권에 대한 응답 조합원의 종합적 태도를 간략히 정리해보고 노동조합의 과제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현재 지방분권 수준은 매우 낮다. 가장 큰 원인은 재정 이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에서 중앙-지방정부 간 협력적 태도는 매우 중요하지만, 극히 비협조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중앙과 지방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재정적 고려가 불충분한 탓으로 응답자들은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비협조적 태도 인식은 조직 관계에도 반영되어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이고, 광역이나 기초자치단체의 자율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느낀다.
 
지방분권의 확대와 강화를 위한 ‘핵심’은 무엇보다도 사무와 재정의 분권화(권한의 이양)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불만족하고 있다. 재정과 인력이 이양되지 않거나, 실제로 중요한 권한은 이양되지 않은 탓에 권한 이양도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주체적으로는 현재의 권한을 가진 중앙부처의 기득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분권 의지 부족도 권한 이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방분권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재정적 관계에서 드러나는데, 재정 관계 불만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중앙공무원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세원은 부족하고 국세와 지방세 간의 세목 불균형 등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운영에서의 비합리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따라서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지방교부세 비율 확대 등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인식한다. 또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은 6대4로 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다.
 
현 정부의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고 있고, 응답자들은 노동조합도 현 정부의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서 지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분권 내용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은 지역 간 재정조정제도 도입을 통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 노동조합이 지방분권을 위한 과제로서는 자치단체장에 대하여 견제기능을 강화하고 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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