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 임금은 얼마나 오를까

노동사회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 임금은 얼마나 오를까

박관성 0 6,460 2018.03.14 12:26
1. 머리말
 
 
○ 2017년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7,530원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060원(16.4%) 인상되었다. 
 
○ 그동안 최저임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경제지들이 지난 1년 동안 최저임금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 2017년 4월까지 최저임금 기사는 8개 중앙지가 5개 경제지보다 많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부터 최저임금 기사는 5개 경제지가 8개 중앙지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5개 경제지가 쏟아낸 최저임금 기사는 2017년 7월 98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1월에는 1,579건으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특히 서울경제신문은 지난 1년 동안 최저임금 기사를 1,817건 쏟아냈는데, 2018년 1월 한 달 동안 551건의 기사를 내보냈다(<그림1>과 <부표1>, <부표2> 참조).
 
[그림1] 최저임금 보도건수 추이(단위: 건)
 
○ 이들 경제지를 비롯해서 보수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부정적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마치 최근 고용사정 악화가 최저임금 인상에서 비롯되기라도 한 양, 몇몇 사례를 앞세워 ‘최저임금 때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 과연 그럴까? 2018년 고용통계와 임금통계가 생산되면 사실 여부가 판가름 날 터인데, 2018년 고용통계와 임금통계는 아직 생산되지 않고 있다.
 
○ 2017년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가 27만 명 증가했다. 예년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최근의 취업자 증가세 둔화마저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고 있다.    
- 그러나 이것은 2013년 11월을 정점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장기 추세를 반영한 것일 뿐 최저임금과 무관하다. 박근혜 정부의 유산을 문재인 정부 내지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 <그림2>에서 왼쪽 그래프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를 그린 것이고, 오른쪽 그래프는 HP(Hodrick-Prescott) 필터링을 통해 장기 추세를 그린 것이다. 2013년 11월(45만 4천 명)을 정점으로 2017년 12월(25만 3천 명)까지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림2] 월별 취업자 수 증가와 장기 추세선(전년 동월 대비, 단위: 천 명)
 
○ 이 글에서는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는 추후 과제로 남기고, 현재 이용 가능한 자료를 사용해서 2018년 최저임금의 임금인상 효과를 추정한다. 
-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 임금은 얼마나 오를까? 임금이 인상되는 노동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얼마나 될까?
 
 
2. 계산방식
 
○ 미국의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시간당 임금이 2017년 최저임금의 80%도 안 되는 사람이 2018년에 최저임금을 적용받을 가능성은 낮다. 2018년에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그동안 최저임금조차 못 받게 가로막아 온 요인들은 -그 요인이 무엇이든 간에-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저임금의 직접 영향 범위를 “2017년 최저임금의 80% ~ 2018년 최저임금”으로 정의한다. 
- 또한 “고용주들은 노동자들 내부적으로 임금격차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사람도 간접영향(spill-over)이나 파급효과(ripple effects) 때문에 임금이 오른다.”며, 최저임금의 간접 영향 범위를 “2018년 최저임금의 100~115%”로 정의한다(Cooper, 2017).
 
○ 이 글에서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7년 8월) 자료를 사용하되,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방법론을 참조해서, 2018년 최저임금 수혜자(영향률)와 임금인상액을 추정한다(<표1> 참조). 
 
3. 최저임금 수혜자와 임금인상액 
 
○ 2017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시간당 임금이 2018년 최저임금(7,530원)에 미달하는 사람은 423만 명(전체 노동자의 21.3%)이다. 이 가운데 2017년 최저임금(6,470원)의 80%(5,176원)에 못 미치는 최저임금 사각지대는 108만 명(5.4%)이다.
 
○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영향은 316만 명(15.9%)이고, 간접영향은 236만 명(11.9%)이다. 직접영향과 간접영향을 합친 전체 수혜자는 552만 명(27.7%)으로, 노동자 4명 중 1명꼴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
 
○ 최저임금 수혜자들의 월평균 임금인상액(인상률)은 직접영향이 17만 4천 원(17.6%), 간접영향이 2만 1천 원(1.4%)이다. 전체 수혜자 552만 명에게 1인당 월평균 10만 8천 원(10.6%)의 임금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 최저임금 수혜자들의 연간 임금인상액을 합하면 직접영향이 6조 6천억 원이고, 간접영향이 6천억 원이다. 전체 수혜자 552만 명이 받는 연간 임금인상액을 합하면 7조 2천억 원(월 6천억 원)이다.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서 피용자 보수총액은 2016년 736조 1천억 원이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액은 전체 노동자 임금총액의 1%에 못 미친다. 
 
 
4. 속성별 최저임금 수혜자와 임금인상액 
 
○ 가구주 230만 명의 임금은 월 12만 2천 원(11.3%) 인상되고, 성인 중장년(30-54세) 237만 명은 월 10만 5천 원(8.9%) 인상된다. 청년 145만 명은 월 9만 4천 원(10.5%) 인상되고, 아르바이트 학생 47만 명은 월 8만 8천 원(14.5%) 인상된다. 
 
○ 단순노무직 174만 명의 임금은 월 12만 5천 원(13.0%) 인상되고, 서비스직 106만 명은 월 12만 2천 원(12.7%) 인상된다.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170만 명은 월 12만 7천 원(13.1%) 인상되고, 무노조 사업장에서 일하는 488만 명은 월 11만 1천 원(10.9%) 인상된다. 
 
○ 비정규직 393만 명의 임금은 월 11만 9천 원(12.6%) 인상되고, 정규직 158만 명은 월 8만 1천 원(5.7%) 인상된다. 기간제 129만 명은 월 10만 4천 원(12.6%) 인상되고, 시간제 140만 명은 월 8만 3천 원(16.3%) 인상된다.
 
 
5. 맺는 말  
 
○ 지금까지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혜자와 임금인상액을 추정했다. 한데 이들 수치는 최대치여서 실제는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① 2017년 8월에도 최저임금(6,470원) 미달자가 266만 명(13.4%)인데 2018년 최저임금 미달자를 108만 명(5.4%)으로 가정했고, ②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시간 단축 효과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좀 더 정확한 추정을 위해서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매달 임금실태를 조사하거나 매년 3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게 필요하다.  
-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3월과 8월 2회 조사했다. 그리고 매년 3월 조사는 다음 해 최저임금 결정을 논의할 때 매우 유용한 자료로 사용되어 왔다. 한데 2017년부터 3월 조사가 없어짐에 따라, 예컨대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을 논의할 때 2018년 임금 자료 없이 2017년 임금 자료만 사용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었다. 최저임금 미달자와 수혜자 통계도 2018년 자료 없이 2017년 자료만 사용하게 되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