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달려라, 직장갑질 119!

노동사회

힘차게 달려라, 직장갑질 119!

0 6,441 2018.01.30 11:42

2016년 10월29일, 광화문 광장에서 1차 촛불집회가 열리던 날이었다. 노동·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조선하청대책위원회>는 1박2일 일정으로 경남 거제로 떠났다. 세계 1위 조선강국을 만든 사내하청 노동자 7만 명 해고의 실상을 알리고, 조선소 원·하청 노동자 연대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앞장섰고, 노동자·시민 3천여 명의 마음을 모아 만든 ‘고용안정호’가 거제 시내를 행진했다. 우리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도시 거제에서 촛불을 밝혔다.

 

촛불 광장의 기억 그리고 그 이후

 

2차 촛불집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016년 11월4일 블랙리스트 문화예술가들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이하 ‘비없세’)는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 광화문 캠핑촌’을 차렸다. 기륭전자, 현대차, 기아차, 콜트콜텍, 쌍용차, 파인텍 등 비정규직과 해고노동자들이 농성에 합류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는 불평등에 대한 저항이었고, 불평등의 중심에는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려고 했다. 2017년 2월11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탄핵, 이젠 재벌 차례다”라는 이름으로, 특검에서 삼성, 법원, 국회를 거쳐 광화문까지 1박2일 대행진을 벌였다. 부정한 경제권력 삼성 이재용을 감옥에 가뒀고, 불의한 정치권력 박근혜를 탄핵 구속시켰다. 4월22일에는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조할 권리 쟁취! 비정규 대행진”을 진행했다.

“박근혜 퇴진 광화문 캠핑촌”은 『광장신문』을 만들어 한국사회 불평등의 핵심에 재벌과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가상신문 형식으로 발행된 『광장신문』은 2016년 11월19일 “박근혜 하야 발표”라는 제목으로 1호를 발행했다. 이어 11월26일 5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전격 구속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결정’의 내용으로 2호를, 12월10일 7차 촛불집회에서 『광장신문』 3호 “‘나도 재벌 할 걸… 자괴감’ 본지, 박근혜 옥중편지 단독 입수”를 배포했다.

언론인, 문학인들과 함께 『광장신문』을 나눠줄 때였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광화문광장으로 향해 있는 광화문역 9번 출구. 대부분의 시민들이 행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전철역을 나와 촛불을 받아 들고 광장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토요일까지 야근을 해야 하는 청년들,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며 긴 하루를 보냈을 친구들의 지친 얼굴을 바라보았다. 광장의 민주주의가 직장의 민주주의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고단한 청춘의 삶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광화문 캠핑촌 농성을 마치고, 우리는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운동, 쓴 입맛으로 돌아보며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은 촛불광장을 만든 주역이었다. 민주노총은 많은 예산과 인력을 <박근혜 퇴진 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에 쏟아 부었다. 전국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광화문으로 집결했고, 전국 주요 도시의 촛불집회는 민주노총이 없으면 열리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광장에서 노동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박근혜정권은 재벌의 청부를 받아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개악’을 추진했다. 가장 먼저 박근혜 퇴진을 걸고 싸우다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의 목소리는 환호 받지 못했다. 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덫 씌워진 ‘귀족노조 프레임’은 더욱 공고해졌다.

자본의 양극화가 노동의 양극화로 이어졌고, 노조가 있는 대기업, 공공부문이 노동자의 상위 10%를 점하게 됐다. 올가미가 풀린 재벌이 골목상권까지 잡아먹고, 원하청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는 도리어 재벌의 청부업자 노릇을 했다. 한국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가운데 한 곳이 됐다.

노동운동은 오랜 세월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다. 산별노조운동은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한 수단이었다. 산별교섭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란히 앉혀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금지시키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해야 했다. 하지만 대기업을 산별교섭에 끌어내지 못했다. 형식은 산별노조이지만 실질은 기업별노조로 운영됐다. 노동 내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좁혀지기는커녕 더욱 확대됐다.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과 연대한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대는 방관과 외면으로 변했고, 급기야 적대로 치달았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의 비정규직 추방, 현대차지부의 대리점 판매노동자 가입 거부, 전교조의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반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간부들의 비정규직 발탁채용 장사와 비정규직 대량해고 합의 등이 버젓이 벌어졌다. 현대중공업, 대우캐리어 등 과거 정규직노조의 적대 행위를 제명해 바로잡았던 민주노총과 산별노조는 근래에 벌어진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 전체 노동자의 대표라는 민주노총의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게 됐다.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시작으로 사회적 연대운동을 활발하게 벌였던 비없세는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 노조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청년들을 묶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토론을 벌였다.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과 ‘노조가입 운동본부’를 넘어

 

문재인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은 환호했다. 그런데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이르게 만든 정리해고제, 파견법, 비정규직법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구호에 그치고, 무기계약직과 같은 ‘짝퉁 정규직’(중규직)을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선언을 압박할 수 있는 <비정규직 제로시대 운동본부>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최초의 문민정부라는 김영삼 정권 초대 이인제 노동부장관이 군사정권 시절 해고자 5,200명을 복직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 노동계에서 <해고자 투쟁본부>를 만들어 전국에서 투쟁을 벌였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비정규직 제로시대 운동본부>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압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투쟁의 주체로 나서고, 사회단체들이 이름만 걸지 않고 실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토론을 계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노조 조직률 제고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노조 조직률이 10.2%인 나라.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여름 노동자 대투쟁과 민주노조 건설로 이어졌듯이, 2017년 촛불항쟁이 제2의 민주노조 건설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토론했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듯, 누구에게나 노조가 필요하다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런데 노조의 필요성을 몰라서 노조를 만들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300명 이상 사업장(62.9%)과 공무원(66.3%)의 노조 가입률은 유럽 수준으로 높은데, 100명 미만 사업장(2.7%)과 민간부문(9.1%)은 매우 낮다. 사장과 얼굴 맞대고 일하는 사람들이 노조를 만드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과거에는 기업이 성장하면 고용인원이 늘어났는데, 비정규직 공장과 프랜차이즈라는 신자유주의 기법을 동원해 기업이 직접 고용하는 인원은 도리어 줄어들었다. 노조를 만들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 직장인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직장을 직접 바꾸는 운동을 하자”

 

2017년 7월18일 비없세가 제안해 민주노총, 청년단체, 노동단체, 정당, 종교단체, 인권단체 등이 참여한 첫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비정규직 투쟁 지원 운동, 노조 결성 운동, 비정규직 공장 추방 운동 등이 제안됐다. 노동건강연대 박혜영 노무사가 ‘직장을 바꾸는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노조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고 평등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인식을 전환하고 일터를 바꿔보자는 계기를 만드는 운동을 해보자”고 했다. 일터에서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했다.

비없세와 노동건강연대가 만나 집중적인 토론을 벌였다. 내 삶이 바뀌려면 직장과 일터가 변화해야 한다는 “CHANGE 캠페인”은 어떨까? 대나무 숲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맘껏 떠들어, 우리가 뒤에 있잖아, 우리가 네 편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직장과 업계에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나쁜 관행을 공론화한다면? 노동조합이 당장 어렵더라도 집단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건?

사회단체들이 모여 매주 토론을 벌였고, 방향을 직장을 바꾸는 운동으로 잡았다. 이름을 <직장갑질 119>로 정했다. 민주노총은 직접 노조를 만드는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추진하고, <직장갑질 119>는 그보다 낮은 단계에서 직장을 바꾸는 운동을 벌이면서 노조 결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입 경로에 대해서도 오래 고민한 끝에 직장인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정류장으로 삼았다. 부담 없이 ‘갑(甲)질’을 신고하려면 익명으로 가입할 수 있어야 했다. 정류장에 모인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고민을 나누다, 더 깊은 고민은 메일을 통해 주고받기로 했다. 비슷한 직업군이 많아지면, 네이버 밴드에서 업종별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노무사, 변호사, 노동전문가 241명을 모았다.

문제는 민간공익단체의 출범을 알리는 방법이었다. 직장인들만을 대상으로 갑질에 대한 조사를 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비없세가 통장을 털었다. 민주노총 법률원, 사무금융노조 등 참여단체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 직장인 7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직장 갑질을 당했다”고 답했다. 출범하는 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겨울 늦은 밤이 되어서야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나온 청년들을 보며 잉태했던 고민이 1년의 숙성기간을 거쳐 마침내 <직장갑질119>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

 

‘갑질 공감학교’이자 ‘살아 있는 노동교실’

 

2017년 11월1일 문을 연 <직장갑질 119> 오픈채팅방(gabjil119.com)에는 현재 9백여 명이 들어와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2시간 상담이 이루어진다.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이 하루 3시간씩 상담을 담당한다. 일주일에 총 24명의 스태프들이 상담을 한다.

오픈카톡방에서 익명으로 상담을 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44명 정도다. 오픈채팅방 참여 인원이 11월에는 4백여 명, 12월에는 7백여 명으로 늘어나더니, 1월에 9백여 명을 넘었다. 대부분이 직장에서 갑질을 당한 ‘직딩’들이지만 기자들도 많고, 염탐하러 들어온 회사 관리자들도 있다. 언론보도나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이 들락거린다. 잠깐 일에 집중하다가 들어가면 채팅 숫자가 “300+”로 표시될 정도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금세 소모되는데도 방을 나가지 않는다.

스태프가 퇴근하는 밤 10시 이후에는 스태프들에게 배운 노동법 지식을 가지고 서로 상담을 한다. <직장갑질 119> 오픈채팅방은 직장에서 당한 설움을 공감하는 ‘갑질 공감학교’이자, 학교에서 배웠어야 할 노동법을 배우는 ‘살아있는 노동 교실’이다.

오픈카톡방에서 이야기하기 어렵거나 회사나 신원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내용에 대한 자세한 상담은 이메일(gabjil119@gmail.com)로 진행된다. 40여 명의 변호사, 노무사가 하루 평균 22건의 이메일에 답변을 단다. 민주노총 법률원,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법무법인 공감 등에서 자발적으로 상담을 지원했다. 노동부 진정,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민형사상 대응 등 단순 법률상담이 많다. 사회적으로 여론화하거나 집단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들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난다. 사건을 정리하고, 증거가 수집되면 언론에 알리거나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해결하기도 한다. <직장갑질 119>는 고용노동부와 2회, 국가인권위원회와 4회 공식 협의를 진행했다.

가장 중요한 건 집단적 대응이다. ‘갑질’이 어느 개인에게만 가해지는 게 아니고, 언론이나 국가기관을 통한 해결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장기자랑이 <직장갑질 119>를 통해 언론에 알려진 한림성심병원의 사례는 좋은 예다.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소셜미디어 공간에 <한림성심병원 밴드>를 만들어 채팅방에 있는 직원들을 밴드 방으로 모았다. 온라인모임 1호인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모임>(http://band.us/n/a1aeve36I8n8l)은 회사 관리자들이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실명과 전화번호, 부서명을 남기도록 했고, 회사에서 보낸 사람을 대비해 활동은 익명으로 하도록 했다. 네이버 밴드 게시판과 채팅방에 제보가 쏟아졌고, 이를 모아 보고서를 만들어 고용노동부에 건넸다. 이는 노동부 근로감독의 자료로 사용됐다. 직장갑질 119가 먼저 노조를 만들자고 제안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노조를 만들자는 얘기가 시작됐고, 개인채팅과 전화 연락을 통해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고, 밴드 결성 20일 만인 2017년 12월1일 <보건의료노조 한림대학교병원지부>가 설립됐다.

이어 온라인모임 2호 <병원 간호사-직원 노동존중모임>(http://band.us/n/a3aev68121Fdk), 온라인모임 3호 <어린이집 갑질근절! 보육교사 모임>(https://band.us/n/a6acvbR325u62), 온라인모임 4호 <방송계 갑질 119>(https://open.kakao.com/o/gOk7PnD), 온라인모임 5호 <반월시화공단 노동권리모임>(https://band.us/n/a2adv9oeo9c5b) 등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가면무도회>라는 이름으로 제보자들 오프라인 모임도 진행됐고, 보육교사 모임 밴드에서는 세종시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기도 했다.

 

힘차게 달려라, 직장갑질 119!

 

<직장갑질 119>는 주로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주 1회 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사업평가와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오픈카톡방, 이메일 전담방, 법률가 모임방 등, 온라인모임별 담당자방 등 텔레그램방에서 회의와 역할분담이 이뤄진다. 지금까지 <직장갑질 119>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목도하게 됐고, 법률상담을 넘어 온라인모임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월1일엔 조계종 국제회의장에서 <직장갑질 119> 출범 100일을 맞아 토론회와 선언대회를 연다. 100일 동안의 제보와 상담 사례 분석을 통해 제도적 대안을 논의한다.

<직장갑질 119>가 인기를 끈 이유가 있다.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려 감옥에 가두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했던 촛불의 경험, 광장의 기억이 평등한 일터에 대한 열망의 원천이 되고 있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터의 민주주의로 만들고 싶은 직장인들이 용기를 내 <직장갑질 119>에 제보를 하고, 사회에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갑질 119>에 쏟아지는 제보와 관심 때문에 보람을 느끼며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담과 제보에 대한 법률 답변은 함께 하는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 법률 답변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한 제보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갑질 119>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점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지고, 인력의 한계로 인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집단적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1997년 외환위기 20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는 나쁜 일자리를 양산했다. 취업하기 힘들어졌고,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직장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후퇴했다. 정부가 기업 노무부서로 전락한 사이, 갑질이 전염병처럼 번져갔다. 직장인들의 한숨과 분노가 점점 커져갔다. <직장갑질 119>가 나타나자, 갑질 제보가 쏟아졌다. <직장갑질 119>에서 상담과 제보를 통해 용기를 얻은 직장인들이 온라인모임으로 뭉치고, 노동조합 결성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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